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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내용:

  • 시드니 중위주택 가격 130만 불 돌파와 그 의미
  • 소득 대비 집값 비율(13.8배)로 보는 시드니 주택 시장의 현실
  •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공급 부족의 4가지 원인
  • 1.2%의 낮은 공실률, 렌트비 급등 속에서 살아남는 법

7년 전, 저도 시드니에서 집을 사보려고 진지하게 발품을 팔았습니다. 교회 집사님이 운영하시는 부동산을 통해 신도시로 계획된 지역의 하우스를 보러 다녔는데, 당시 가격이 60만 호주 달러 대였습니다. 그 집을 지금 다시 보면 1밀리언이 훌쩍 넘습니다. 용기를 못 낸 게 지금도 아쉽고, 솔직히 후회가 됩니다.

시드니 집값 현실 — 숫자로 보면 더 냉정합니다

시드니의 중위주택 가격(Median House Price)은 130만 호주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중위주택 가격이란 전체 거래 주택을 가격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에 위치한 주택의 값을 말합니다. 평균이 아니라 중간값이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비싼 집 몇 채에 숫자가 왜곡되지 않는 지표로 실제 시장 체감에 훨씬 가깝습니다.

이 수치를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약 92만 달러, 우리 돈으로 14억 원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그런데 더 와닿는 지표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주택 구매 시 필요한 계약금을 모으는 데 걸리는 기간입니다. 호주에서는 통상적으로 집값의 20%를 계약금(Deposit)으로 준비해야 하는데, 시드니 기준으로 이 20%를 모으는 데 평균 11.2년이 걸립니다. 10년 전인 2015년에는 9년이었으니, 같은 기간 소득보다 집값이 훨씬 빠르게 올랐다는 뜻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순가처분소득(Net Disposable Income) 대비 집값 비율입니다. 순가처분소득이란 세금과 필수 지출을 모두 뺀 뒤 실제로 내가 쓸 수 있는 돈을 의미합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시드니는 13.8배로, 전 세계에서 홍콩(16.7배) 다음으로 집을 구하기 어려운 도시입니다. 밴쿠버보다도 더 높은 수치입니다(출처: Demographia International Housing Affordability).

작년 시드니에서 거래된 주택 가운데 중위소득 가구가 소득의 25%를 모기지(Mortgage) 상환에 쓰는 조건으로 살 수 있는 집은 전체의 15%에 불과했습니다. 모기지란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주택담보대출을 뜻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모기지 상환액이 소득의 30%를 넘기면 가계 부담이 위험 수위에 달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시드니에서는 25%라는 기준으로도 살 수 있는 집이 시장 전체의 다섯 집 중 하나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시드니의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건축 인허가 절차가 복잡하고 처리 기간이 길다
  • 노동력 부족과 자재비 상승으로 건설 원가가 코로나 이전 대비 50% 급등했다
  • 기존 단독주택 거주자들의 공동주택 건설 반대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 호주 전체 인구가 매년 약 1.8% 증가하지만 주택 공급은 연간 목표치의 3분의 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런 구조적 공급 부족이 쌓이면서, 호주 가계부채비율(Household Debt to Disposable Income Ratio)은 177%를 넘겼습니다. 이 비율은 순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전체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미국이 100%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호주의 부채 수준이 얼마나 심각한지 체감할 수 있습니다(출처: OECD).

렌트 부담과 이민자의 현실 — 직접 겪어보니 더 무겁습니다

제가 시드니에 살면서 가장 큰 지출 항목은 단연 렌트비입니다. 수입의 3분의 1 이상이 렌트비로 나가는 상황이라, 매달 계좌를 확인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한국처럼 전세 제도가 있다면 목돈을 굴려볼 수 있겠지만, 호주에는 전세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렌트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자가를 마련하는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제가 처음 시드니에 왔을 때 한인 타운 인근 2베드룸 아파트의 주간 렌트는 500불 중반대였습니다. 지금은 800불 중반이 되었고, 작년에 제가 거주하던 3베드룸 아파트는 주당 900불이었는데, 그것도 주변에서는 저렴한 편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5~7년 사이에 렌트비가 거의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입니다.

시드니의 공실률(Vacancy Rate)은 현재 1.2% 수준입니다. 공실률이란 임대 가능한 주택 중 실제로 비어 있는 비율을 뜻하는데, 일반적으로 임대 시장이 균형을 이루려면 3% 내외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1.2%는 사실상 빈 집이 없다는 의미로,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토요일 아침마다 임대 물건 앞에 수십 명이 줄을 서는 광경이 시드니에서는 이미 일상이 되었습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저희 가정의 소득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참고자료에서 언급된 것처럼 호주의 실질 소득이 5년간 12% 오르는 동안 주요 대도시 집값은 80% 넘게 올랐다는 통계가 있는데, 제 경험과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집주인들은 금리 인상으로 불어난 모기지 상환 부담을 고스란히 임차인에게 전가합니다. 저금리 시절에 대출을 잔뜩 받아 집을 산 집주인이 금리가 오르면 렌트를 올리는 구조, 직접 겪어보니 이 악순환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실감합니다.

호주 정부가 이민자 수를 조절해서 수요를 줄이겠다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고, 2025년 4월부터는 외국인의 기존 주택 매입도 금지했습니다. 세제 개편을 통해 투자용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도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책들이 렌트비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데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솔직히 미지수입니다. 공급 자체가 늘지 않으면 수요 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 잡지 못했던 그 순간이 지금도 머릿속에 남습니다. 인컴 증명 문제로 흘려보냈던 그 집이 지금은 1밀리언을 넘겼다는 걸 알 때, 그 아쉬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시드니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기보다는, 계약금 마련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시장 흐름을 꾸준히 지켜보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시드니에서 직접 거주하며 겪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부동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투자 결정은 반드시 공인 재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K_3sIplF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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